‘종교대통합만국회의’ 곳곳서 몸싸움 | ||||||||||||||||||||||||||||||
평화행사 참석했다는 외국인들도 짙은 종교색에 갸우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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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통보안을 유지하며 준비된 ‘종교대통합만국회의’가 일부 외국인들을 초청해 9월 17일부터 열렸다.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지난 4월 1일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의 대표로 연설하면서 9월 24-25일에 열릴 것이라며 초청발언을 했다가 독일에서는 9월 17-18일로 말을 바꾸었던 그 행사다. 모종의 준비가 진행되는 것이 감지되기는 하면서도 일정과 장소 등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불과 개막 이틀 앞두고 9월 15일에 기자회견을 통해 홍보한 것이 고작인데, 17일 오후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행사에는 총 20만 명이나 참석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화려한 카드섹션까지 일사분란하게 펼쳐졌다.
다른 곳에는 언제 발송했는지는 모르지만 <교회와신앙>이 확보한 초청장도 9월 15일 오후에 이메일을 통해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17일 오후 잠실올림픽주경기장과, 18일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이만희의 초청장으로 (사)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종교대통합만국회의준비위원회가 보낸 것이었다.
나름 중요한 이슈인 세계평화와 종교통합을 논하는데 있어서 대중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던 것일까? 애초부터 공감대 형성에는 관심이 없고 행사를 한다는 자체에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첫째, 날짜 문제. 신천지가 지키는 중요한 절기인 ‘수장절’(추수감사절)이 신천지 식으로 양력 9월 24일이므로 이만희 교주가 로마에서 처음에 발표했던 ‘9월 24-25일’이 ‘종교대통합만국회의’의 제 날짜인 것으로 보였다. 144,000 달성으로 지파완성을 선포한다면 수장절의 추수감사의 의미가 부여되어 분위기 상승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슨 내부 사정이 있어서 9월 17-18일로 앞당기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초청한 외국인들의 항공편이나 의전도 고려해야 했을 것이고 무엇보다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면 이목이 모두 그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홍보의 효율성을 고려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다른 추측은 이번 행사는 철저하게 HWPL만 내세우고, 신천지는 그 성과를 9월 24일에 보고받아 취함으로써 기만과 실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부분은 일단 9월 24일을 지켜보면 확실하게 가닥이 잡힐 것 같다. 둘째, 철통보안 문제. HWPL이 주최한 것으로 선전되고 있지만 이번 행사는 어차피 외국인들을 끼워 넣고 신천지가 자기들끼리 치룰 행사였기에 애초부터 미리미리 널리 알릴 의사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종교대통합만국회의의 해’라는 신천지의 금년표어를 달성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신천지는 ‘하늘문화예술체전’을 여러 차례 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도 있고, 144,000 달성을 위해 달려 온 만큼 20만 명쯤은 동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정말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 20만 명이 운집했었는지는 의문이긴 하다). 다만 ‘만국회의’라고 했으니 외국인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필수였고, ‘평화’로 포장된 HWPL을 적절하게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철통보안을 해야 했던 이유는 아무래도 신천지 피해자들의 방해가 우려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행사장 입구 곳곳에서 시위하는 신천지 피해자들로 인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셋째, 성과와 홍보 문제. 신천지 입장에서는 표어대로 ‘종교대통합만국회의’를 개최했으므로 목적은 달성했다. 그럼 ‘세계평화’와 ‘종교통합’이 한방에 이루어진 것일까? 그냥 이루기 위해 출발을 선언하는 구호인 것일까? 이 역시 신천지 입장에서는 두 가지가 다 답이 될 가능이 있다. 가시적 성과가 없어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생기면, 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되고 출발점이었으니 이루어가야 한다고 해도 된다. 어쨌든 앞으로 두고두고 우려먹으며 홍보하고 활용하리라고 본다. 결국 이만희 교주의 신천지와 HWPL는 과연 개최의도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철통보안을 유지하며 준비하다가 전격적으로 ‘종교대통합만국회의’라는 간판을 내걸고 행사를 열었고,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종교통합 협약식까지 가졌다. 초청된 외국 인사들에게도 모양새가 제법 갖춰진 행사로 보였을 것이고 이를 주도적으로 이끈 자는 이만희였다. 그리고 그 곁에는 세계여성평화그룹(IWPL) 대표라는 김남희가 함께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내면을 좀 들춰 보자. 이제 ‘종교대통합만국회의’를 마쳤고 협약까지 했으니 ‘세계평화’와 ‘종교통합’이 이루어진 것일까? 답은 그냥 헛발질이다. 혹시 초청된 외부인들은 ‘세계평화’와 ‘종교통합’에 대한 염원이 간절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몇 사람이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종교통합이 실행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일 뿐이다. 이만희 교주는 협약식에 앞서 “국민을 사랑하시는 전직 현직 대통령들은 전쟁종식 국제법에 제정된 전쟁종식 세계평화에 사인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 땅에 평화가 이루어지는 길입니다. 부패한 종교를 참 하나님께 바치고 유일신 참 하나님 안에서 종교가 하나가 됨으로 분쟁 없는 종교가 되고 세계평화가 이루어지겠습니다. 우리가 하나가 되어 평화를 이루어 후대의 유산으로 남기는 평화의 사자가 됩시다.”고 선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희는 “제가 이 대표님을 통해 깨달은 평화의 세계는 평화의 근본인 창조주의 신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참 평화의 세계는 모든 사람이 눈물도 고통도 사망도 겪지 않는 생명의 세계입니다. 이러한 세계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천지를 창조하신 창조주가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평화가 바로 이것입니다. 금번 만국회의는 그래서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라고 거들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말을 요약하면 ‘종교가 하나 되어야 세계평화가 이루어지는데, 참 평화의 세계는 모든 사람이 눈물도 고통도 사망도 겪지 않는 생명의 세계이며, 금번 만국회의는 그 시작이다.’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영생불사’를 말한 것인데 참석한 외국인들이 이 말의 속뜻을 헤아릴 수나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여하튼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했다. 지금 이루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음을 시사하는 셈이다. 행사장 주변은 어땠을까? 이번 ‘종교대통합만국회의’ 관련 행사장 입구에서는 신천지 피해자들의 시위로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HWPL의 대표가 신천지 이만희 교주라는 사실이 일반에 노출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신천지 측의 공식 외부 홍보수단에서는 9월 19일 오후까지도 ‘종교대통합만국회의’에 대한 언급이 없다. 신천지의 공식홈페이지를 비롯해 신천지인터넷방송(SCJ TV) 신천지인터넷뉴스(SCJ NEWS) 하늘문화방송(HMBC)까지 침묵 중이다. ‘종교대통합만국회의’는 신천지의 2014년 표어에 있는 중요한 행사일 텐데도 말이다. 애써 ‘종교대통합만국회의’는 신천지와 관련이 없는 HWPL의 행사로 철저하게 선긋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천지일보>(뉴스천지)가 거의 독점단독보도를 하는 것으로 보일만큼 연일 행사 동정과 사진을 쏟아 놓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의 대표이사는 이상면으로 HWPL의 홍보이사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 신천지 교육장을 지냈던 신천지대책전국연합 신현욱 대표가 담임하던 신천지 새빛교회의 신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메이저 언론들은 ‘종교대통합만국회의’에 대한 기사를 취급하지 않거나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민영뉴스통신사인 뉴시스(NEWSis) 정도가 사진과 기사를 공급하는 정도이다. HWPL 측이 주장하는 내한 외국 인사들이나 행사의 규모와 의미에 비추어 보자면 언론으로부터 철저하게 홀대를 받은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천지일보>(뉴스천지)의 보도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 칼럼리스트는 <천지일보>(뉴스천지)에 기고를 통해 “일부 특정언론과 종교단체에서 만국회의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폄하하는 것은 올바른 시각이 아니다. 또 일부 메이저 언론과 방송사가 세계 20여 개 국가의 전·현직 정상급 정치지도자, 종교계 대표 학자, 120여 개 해외 언론사 특파원이 모인 이번 행사를 특정종교단체의 행사로 치부, 보도를 외면한 것도 언론인의 입장으로 못내 아쉽다. 메이저 언론 리더와 종교지도자가 한반도와 세계평화운동에 나선 이만희 대표를 새롭게 평가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썼다. 또 <천지일보>(뉴스천지)의 기자는 ‘평화 행사도 반대하는 기독언론, 나라망신은 누가 시키나?’라는 제목의 ‘기자수첩’에서 “민간 NGO단체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20여 개국 국가수반과 종단별 종교지도자를 비롯한 여성·청년·평화지도자 등 국외 인사만 무려 1200여 명이나 참석했다. 외신도 120개국에서 150여 명이나 와서 취재했다.”면서, “해외에서 온 내빈과 손님들의 반응은 한국인 평화운동가에 대한 존경과 행사주최 측에 대한 찬사로 가득했지만, 정작 국내 기독언론은 HWPL 이만희 대표가 신천지 교단의 수장이라는 이유로 이번 행사를 폄훼하기에 급급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독언론은 행사 취지에는 관심도 없고 오직 ‘HWPL 대표가 신천지 대표여서 이번 행사도 신천지 행사이며 그래서 나라망신’이라는 어이없는 주장만 늘어놓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의 말처럼 평화는 누구 개인의 것이 아니다. 평화의 일을 누구는 해도 되고 누구는 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또 “지금 기독언론의 행태는 이 대표와 신천지를 무시하고 폄훼하는 행위가 아니라 각국을 대표한 전‧현직 국가수반과 종교지도자들을 바보 취급하고 폄훼하는 행동이다. 각국 정상급과 주요 지도자가 외부 인사를 만날 때는 수많은 자료를 확인하고 검증에 검증을 거친다는 사실은 상식 중에 상식이다. 그들이 이 대표가 특정종단의 대표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이 대표를 만나는 것은 이 대표가 하는 일이 특정종단을 위한 일이 아닌 인류를 위한 평화의 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행사장을 취재한 기독언론들의 시각과 보도는 이와 달랐다.
18일 기사에서는 “(시위하는) 모습을 지켜 본 만국회의 해외 참석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시위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찍는가 하면 전단지를 나눠주는 신천지 피해 가족들에게 신천지가 무슨 단체이길래 시위를 벌이는지 묻기도 했다.”며, “호주에서 온 평화활동가 알베르토 고메스(Alberto G. Gomes) 교수는 ‘호주 사람들은 신천지에 대해 잘 모른다. 왜 시위를 하는지, 이곳에서 보고 느낀 그대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신천지 피해 가족이면서 영어 통역을 도운 고OO 씨는 ‘만국회의 참석자들 중에는 자기 나라에 가면 신천지 피해 상황을 적극 알리는 데 동참하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 약속을 한 사람도 5명이 넘는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 “신천지피해가족연합 측은 ‘신천지는 이번 만국회의가 끝나면 세계 모든 종교가 신천지로 하나가 되고, 세계의 사람들이 신천지가 있는 한국으로 와서 종교의 대평화를 이룬다’는 취지로 신도들을 미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뉴스미션> 윤화미 기자는 “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대표로 있는 단체가 세계평화를 표방한 행사를 17일부터 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과 누리꾼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행사장 앞에서는 신천지 피해 가족들의 반대 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상황이다.”고 기사 서두에서 밝힌 후, “(15일) 기자회견 이후 만국회의와 관련된 기사는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순위에 오르는 등 이슈가 됐다. 하지만 행사를 개최하는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이만희 대표가 신천지 총회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언론과 누리꾼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한 매체가 “신천지는 지난 2007년 MBC PD수첩이 ‘신천지의 수상한 비밀’을 제작해 방영하며 유명세를 탔다. 방송 직후 신천지 측은 ‘PD수첩, 신천지에 대해 허위 방송’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또 윤 기자는 “누리꾼들은 ‘신천지에서 하는 거라고 하니 걱정된다’며 우려하고, ‘종교가 통일된다고? 지구상에 얼마나 종교가 많은데 그게 가능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윤 기자는 또 만국회의에 참석한 한 해외 NGO 관계자가 “어제 행사부터 좀 이상하다 여겼다. 평화행사로 알고 참여했는데 종교적 색채가 너무 났다. 행사장 앞에서 시위하는 것을 보니 더 이상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