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문 - 시몬지파 김강♡
안녕하세요. 8개월간 신천지에 빠졌다가 예수님과 가족들의 사랑으로 회복되어 돌아온 24살 청년 김강♡입니다. 반갑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신학의 꿈을 꾸었습니다. 선한 것을 소망하게 되는 마음의 갈망, 그 비젼은 자라갈수록 전혀 약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저를 한 길만 바라보게 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확고한 사명감에 저는 기쁨으로 충성했고 스무살에 총신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모든 것이 탄탄대로인 듯 했습니다. 그렇게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왔습니다. 군대를 막 제대했을 때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는 아주 들떠 있었고, 행복했고, 늘 웃고 다녔습니다. 신천지에 빠지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신학의 꿈을 꾸었습니다. 선한 것을 소망하게 되는 마음의 갈망, 그 비젼은 자라갈수록 전혀 약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저를 한 길만 바라보게 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확고한 사명감에 저는 기쁨으로 충성했고 스무살에 총신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모든 것이 탄탄대로인 듯 했습니다. 그렇게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왔습니다. 군대를 막 제대했을 때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는 아주 들떠 있었고, 행복했고, 늘 웃고 다녔습니다. 신천지에 빠지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제대한지 3주가 되던 날, 전화가 왔습니다. 청년잡지사 청춘생활백서라는 곳이었습니다. 그 후의 모든 과정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경험했기 때문에, 제가 구태여 상세하게 말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를 가르친 복음방 교사는 그분은 스스로를 기독교심리상담가라고 소개했습니다. 제가 성경에 관심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 사람은 제게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냐고, 깨달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 교묘한 질문들은 점점 저를 무지하고 성경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토록 성경을 많이 알고, 입에서 구절이 줄줄 나오는 사람의 평가 앞에 제가 너무나 초라해짐을 느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자부심이 무참히 깨어지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오기가 생겼고, 그 사람이 전하는 성경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신천지 복음방 교사를 아주 오래 해본 사람이었습니다. 사실 이 때 의심해야 했지만, 저는 제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아주 위험하고 교만한 생각이었습니다.
복음방 과정은 2개월이 걸렸습니다. 누군가와 마주앉아 그렇게 성경이야기를 나누고 토론하는 것은 제게 너무나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이 복음방 교사는 자신이 이렇게 무료로 학생들 상담해주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에, 이곳 저곳 이야기하면 자신의 입장이 많이 난처해지니 비밀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저를 위해서 매일같이 시간을 들여서 성경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손잡고 기도해주는 그 사람이 너무나 고마웠고, 가족들과 친구들에겐 동아리 모임을 다닌다고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런 계속되는 거짓말이 저를 괴롭게 했고, 저는 더욱 그 교사를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복음방 과정이 끝나갈 때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선생님이 강♡이같은 이런 성경에 열정있는 학생들을 모아서 강의를 하나 만들려고 하는데 초기이다보니 사람이 많이 부족하고 이단으로 오해도 많이 받는다. 선생님을 좀 도와줘라,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니 그간의 정이 있는데 딱 잘라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진짜 하나님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교회 밖에서 성경공부 배우지 말라는 말은 너무나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 이렇게 성경에 대해 잘 알고 자세히, 정확히 알려주는 사람 외에는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배우면 안되겠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때마침 제대 후 학교는 휴학 중이었고, 복학 전까지 성경공부도 하게 되었으니 너무나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센터에 들어간 후 처음 2개월 동안은 비유풀이를 배웠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니 성경이 마치 하나의 암호책처럼 보였습니다. 초등의 과정이 끝나고 강사를 보조하는 두 명의 전도사들은 아이들을 따로 따로 만나 이 센터가 신천지임을 공개했습니다. 처음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충격은 정말 엄청났습니다. 당장 박차고 나왔어야 했는데, 하다 못해 목사님이나 부모님께 이야기라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미 수개월동안 부모님을 속여왔고, 사태는 겉잡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집착적으로 강사와 전도사를 의지하게 되는 지경이었습니다. 우리는 신천지 전도사가 “피드백”이라고 매일같이 메신저로 내려주는 내용에 따라 그대로 행동하도록 훈련받았고, 저는 편집적으로 신천지가 옳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4개월간 내가 간절히 기도하고 이렇게나 열심히 신앙하게 이끌어주신 하나님은 누구란 말인가? 이토록 딱딱 맞는 교리가 진짜 거짓이란 말인가? 혹시 신천지가 진짜면 어떡하지? 그렇게 혼란스러워하는 우리들에게 신천지 강사는 2천년전 예수님이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게 이단이라고 핍박받았었던 이야기를 해주며 모두가 이단이라고 말하는 신천지가 사실은 참된 종교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심적 충격과 고민으로 갑자기 일주일간 아팠습니다. 잠도 자지 못했고, 밥도 먹지 못했습니다. 부모님께 말할 수도 없었고, 그렇게 절박하게 기도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밤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기도했습니다. 몰래 병원에 가보니 스트레스성 장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결국 신천지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비유풀이의 중독성은 그렇게나 강했습니다. 함께 강의를 듣던 아이들 중 누구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얼굴이 노랗게 뜬 아이들은 매일같이 성실히 신천지에 출석했습니다.
본격적인 세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만희 교주의 설교테이프를 듣게 하는 일, 아이들이 기존 교회를 떠나고 신천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하는 일 교주신격화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족과 교회를 속이고 신천지교회를 다니게 된 시점에서, 우리들 모두는 끌면 끄는대로 끌려가는 코 꿰인 망아지 신세였습니다. 신천지센터에서는 계속해서 기성교회를 비판하며 저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실제로 신천지인들의 행위는 너무나도 열심이었고, 의로워보였습니다. 그에 반면 기성교회는 너무나 초라해보였고, 의로움에서 먼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저의 평생의 가치관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혼란을 겪으며, 마침내 신천지가 진리라고 스스로 굳게 믿어버리고 거기에 제 인생을 통째로 바치려는 극단적인 자기합리화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등과정, 요한계시록과 그 실상교리에 대해 배울 즈음엔 저희 모두 신천지가 진리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전도실적을 채워야 하기에, 센터수강과 전도활동을 병행했습니다. 하루에 네다섯 시간씩 노방전도하고, 인터뷰 활동하는 것은 기본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와 학교생활까지 병행하는 아이들은 매일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가곤 했습니다. 자꾸만 행위를 강조했습니다. 우리 스스로 무언가를 하는 것, 공부하고, 외우고. 머리에 잔뜩 말씀을 집어넣는 것을 통해 우리는 구원에 가까워지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이런 측면에선 신천지는 노인분들이나 어린 아이들은 인 맞고 구원받기가 너무나 어려운 세계였습니다. 또 전도하고, 봉사하고, 청소하고. 그들은 그런 열심 있는 행동들이 저 스스로를 구원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처럼 교육했습니다. 그토록 꿈꾸는 나라와 제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보통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제 안에서 제가 20년 동안 배웠던 십자가의 복음과 신천지의 구원관이 매일같이 맹렬하게 충돌했습니다. 속에서 꽝.꽝. 소리가 나는 듯 했습니다. 신천지 전도사에게 솔직하게 말했더니, 그런 고통은 마음속에 있던 비진리가 씻겨 내려가는 과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날이,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신천지인이 되어버린 제 안에서 너무나도 초라하고 별볼일 없는 존재로 변해만 갔습니다. 저는 안쪽으로 곪아가는 것들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부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센터과정 내내 저는 너무나 모범생이었고 열심 있는 학생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위한 삶을 산다고 다짐했었고, 이제 진리를 만나게 되었으니 그 누구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컸습니다.
강사와 전도사들은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의문점들, 섭섭한 생각들, 불평불만들, 악한 생각들, 흔들리는 마음들...세뇌에 방해되는 그 모든 것들을 통틀어 “쓴 뿌리”라고 칭하며, 그것들을 표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사단이 주는 생각이라고, 입으로 말하면 같은 신천지 식구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쓴 뿌리는 히브리서 12장 15절에 나온 단어인데 그들은 이런 식으로 막 가져다가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 쓴 뿌리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저만 그랬을지, 혹은 신천지 안에서 함께 수업을 듣던 동기들도 그랬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저는 셀 수 없이 많은 쓴 뿌리와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계시록 22장 17절을 들며 이만희 교주가 대언의 사자다, 그렇게 배웠습니다. 이렇게 되면 예수님은 대언의 사자를 보내신 후, 그 후에 오신다는 내용이 됩니다. 또 이만희 교주가 마태복음 24장의 충성되고 지혜있는 종이다, 그렇게 배웠습니다. 여기서도 종이 식구들을 맡고 있으면 주인은 나중에 오시는 내용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만희는 재림주 자체가 아니라 길을 예비하는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길 예비사자가 아니냐고 질문했더니, 전도사는 총회장님은 길 예비사자는 절대로 아니고 약속의 사자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재림을 한 것인가요, 안 한 것인가요? 그렇게 묻자 그 때 전도사는 재림은 아직 안하셨는데, 사실상 재림하신거다,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답을 듣고서 저는 더욱 커져가는 혼란에 입을 다물었습니다. 청계산이 맑을 청자에 시내계자, 그러니까 청계산이 시내산이라는 이야기. 시나이반도라는 지리학적 지식과 성경의 배경적 지식에 전혀 상관없는 그런 얼토당토않는 이야기들. 예수님께서 세례요한을 흔들리는 갈대냐? 하고 물으셨으니 세례요한은 결국 흔들리는 갈대라고 가르치는 부분들. 잠언 6장 21절 “그것을 항상 네 마음에 새기며 네 목에 매라”에서 “매라”를 아이, “ㅐ” 임에 불구하고 목메다 할 때 어이로 표현하는 해석들. 뛰어난 진리의 내용과 반대로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오류들을 발견할 때마다 저는 쓴 뿌리를 꾹꾹 눌러야만 했습니다.
어느 날은 저희를 경복궁을 데려가서 경복궁의 3층 계단을 가리키며 셋째 하늘과 연관지어 왕의 궁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곤 셋째하늘에 올라갔다 온 이만희 총회장을 왕의 위치로 말하는 이야기들, 경복궁 앞의 해태 네 마리를 네 생물이라고 하는, 그런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쑥쑥 올라오는 쓴 뿌리를 온 힘을 다해 눌러야만 했습니다. 계시를 받은 약속의 목자는 이만희 총회장님 한 분 뿐이니 강사님이 기분 좋아서 오버하시나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결국 가족들은 제가 신천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차갑고 날카롭게 변해버린 저를 가족들이 먼저 알아차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너무나 열심히 신천지에 시간을 쏟았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이 알게 된 후로, 저와 가족들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족들은 어떻게 해서든 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고, 저는 끝까지 고집을 부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천지의 세뇌방식은 너무나 악랄하고 비열했습니다. 신천지를 배도하면 다시 회개할 기회가 없고 기다리는 것은 영원한 유황불못 뿐이었기에, 저는 두려워 떨었습니다. 또 제가 구원받지 못하면 가족들의 구원도 없다고 배웠습니다. 영혼을 인질삼아 협박하는 그런 교육은 너무나 치졸하고 잔인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이를 꽉 다물고 반드시 신천지의 진리로 승리하리라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그리하여 가족들 모두에게 신천지의 진리를 들려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가족들은 저를 끌어안고 울고, 기도하고, 설득하고, 다시 위로하고, 어르고 달래며 저와 전쟁을 치뤘습니다. 예배를 드리며 찬송가를 1장부터 600장까지 다 부르고 목이 쉬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그렇게 우는 모습을 처음 보았습니다. 그것은 담담히 견뎌낼 수 있는 괴로움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신학생인게 늘 자랑이셨습니다. 냉온수기 물통 나르는 일을 하시며 어깨와 팔꿈치 관절이 다 상했고, 손바닥은 갈라지고 터져서 발바닥처럼 변해 있었습니다. 당신 몸도 한번 안 챙기고 자식들만 챙긴 어머니의 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저를 끌어안으시는 그 손들을 보면서 내가 지금 뭐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안에서 제 생일을 맞았습니다. 어머니가 잠깐 나갔다오시더니, 케이크를 들고 들어오셨습니다. 저는 그 순간에 케이크가 들어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 순간이 잊혀지지를 않습니다. 모든 것이 슬로우모션 같았습니다. 묵묵히 초에 불을 붙이는 부모님의 모습은 감정선의 한계를 넘게 했습니다. 저는 케이크를 앞에 두고 계속 울었습니다. 마음의 괴로움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신천지가 진리라고 성경을 펼쳐서 배운대로, 달달 외운대로 짚어가며 우겼습니다. 가족들은 그 교리들을 하나 하나 반증해주지 못해 스스로 안타까워했습니다. 교육 한 번만 들어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흔쾌히 그러겠다 했습니다. 반증교육은 절대 들으면 안된다고 배웠지만, 두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저는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였습니다. 가진 것이 진리인데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리가 이기게 되어있으니 싸워 이기고 부모님도 설득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무참히 박살이 났습니다. 반증교육을 듣기도 전에 박살이 났습니다. 이만희 교주에 관해, 신천지 그 자체에 관해 제가 알지 못했던 수많은 문제들, 이만희 조상묘에 씌여진 글귀라던가, 김남희와 별장에 있는 영상, 굿판을 벌인 이야기, 화투판, 술판, 여자문제, 돈 문제, 그 명백한 자료들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했습니다.
또 신현욱 목사님의 신천지 탈퇴 전 마지막 설교영상을 보았습니다. 그 영상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하루, 그 날 밤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자리에 누워서 끊임없이 신천지의 실상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제 마음은 이미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의심이 들기 시작하자 겉잡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게 정말 사기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신천지 안에서 제 안에 눌러두었던 쓴 뿌리가 폭발했습니다. 그것은 신천지강사도 의도하지 못했던 복병이었을 것입니다. 신천지 안에서 경험했던 너무나도 미심쩍고 어처구니없었던 부분들이 하나하나 다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는 반증교육을 듣고 완전히 깨어졌습니다. 반증교육을 듣기 전에 이미 마음을 열고 있는 상태였던 저는, 신천지가 얼마나 이치에 맞지 않고 지저분한 교리를 가지고 있는가, 그 실태가 얼마나 악랄하고 추악한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신천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엉터리였습니다.
실상교리도 다 사기였고, 신인합일 교리도 오류였습니다. 삼시대론, 비유풀이, 그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박살이 나는 경험은 재미있기까지 했습니다. 진리가 결국 이겼습니다.
처음에는 성경을 보는 것도 무서웠습니다.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지를 못했습니다. 무슨 뻔뻔함으로, 뭐 잘한 것이 있다고 기도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께 너무나 무섭고 죄송했습니다. 제 멋대로 판단했고, 너무나 교만했고, 예수님을 잊고 살았음을 그때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오고 나서도 2주가 지났을 때, 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자려고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나지막히 하나님을 불렀습니다. 큰 소리로 부르지도 못하고, 그저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그렇게 고백하는데 눈물이 터졌습니다. 하나님은 묵묵히 저를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산처럼 그 자리에 계셨던 하나님, 그토록 엄청나고, 광활하고, 위대하고, 거대하고, 압도적인 하나님을 처음 경험했습니다.
신천지라는 세계 안에 있을 때는 정말 그곳이 지상에 도래한 하나님의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이라는 위대한 이름은 제가 제멋대로, 제가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의 선 안으로 구겨넣을 수 있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제서야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제 교만함을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3개월간의 클리닉과정이 없었다면 저는 너무나 불행한 신앙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신천지에서 주입한 비틀어진 성경관이 제가 성경을 제대로 못 읽게끔 방해했습니다. 성경을 하나의 암호책처럼 봤고, 핵심을 흐리게 했습니다. 흐름을 잘못 이해하게 했고, 자꾸 신천지식으로 풀이하게 했습니다. 후속교육 과정동안 그 잘못된 것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치료하는 과정을 겪으며, 마침내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 하였더라.(행 4:12)”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미 받았던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에, 가짜구원을 준다기에 진짜구원을 빼앗기고 종노릇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 자유로움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구원받았다는 확신,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은혜를 알게 되었습니다. 전도와 말씀공부, 봉사와 헌금 등 수없이 많은 행위를 두려움 속에서 끝없이 행해야 했던 과거를 떨쳐버리게 되었을 때, 더 이상 유황불못의 두려움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을 때, 저는 예수님께서 제게 주신 구원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가, 십자가가 얼마나 엄청난 사건인가를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소중함을 정말 모르고 살았음을, 신천지에 빠질 정도로 모르고 살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3월 초에 신학교로 다시 복학하게 되었습니다.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1학년 때의 자신감 넘치고 위풍당당한 모습은 없어지고, 저는 매 순간이 감사하고 죄송할 뿐이었습니다. 열정과 패기로 가득한 신입생들 사이를 지나며, 회의가 들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가장 나약하고, 초라하고, 자격 없는 사람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런 회의가 떠오르던 첫 주는 총신대학교 예배 설교에서 요한복음 21장 말씀이 나왔습니다. 이때의 설교 이야기를 잠깐 해야할 것 같습니다. 저에게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감동이 될 이야기입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실의와 절망에 빠져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돌아가셨고,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베드로는 먹고살기 위해,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어부의 역할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밤을 새도 한 마리의 고기도 낚지 못했습니다. 그 때 바닷가에 서신 예수님을 베드로는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소리쳐 물어보셨습니다.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는냐?” 대답하되 “없나이다.” 예수님의 그 질문은, “그래 네 뜻대로, 네 계획대로 해보니 잘 되더냐? 나를 떠나서 있는 힘껏 멋대로 살아보고 부대껴보니 잘 되더냐?” 그런 질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예수님을 부인하고 십자가를 깎아먹고 먼 길로 달려갔던 주제에 고개 숙이고 돌아와 신학 한다고 앉아있는 그 뻔뻔함, 그 죄송함, 그 괴로움은 제 마음의 응어리가 되어있었습니다. 설교는 계속되었습니다. 베드로를 만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 물으십니다. 예수님은 단지 베드로의 사랑 고백을 듣고 싶으셨던 것이 아니라, 베드로의 상한 마음을 치유하고 싶으셨던 것이라고 설교하셨습니다.
베드로 스스로 그 고백을 할 수 있도록, 다시 처음사랑을 떠올릴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필시 베드로는,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 고백을 가슴을 치는 통곡으로 고백했을 것입니다.
그 말씀에서, 저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난생 처음으로 기도도 찬양에서도 아닌 설교에서 울었습니다. 주위에 앉은 순진한 눈망울의 학생들이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았습니다. 저는 그 상태로 설교가 끝나고 기도시간이 될 때까지 울었습니다. 기도시간이 되어서는 목놓아 울었습니다. 그렇게 목이 터져라 울고 싶었습니다. 예수님은 제 마음을 너무나 잘 아셨습니다. 어떻게 싸매고 어떻게 치료해야할지, 그 마지막 남은 응어리마저 어떻게 씻어내야할지 너무나 잘 아셨습니다. 진짜 예수님의 사랑은 감당할 수 없는 감동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천지는 수렁과도 같습니다. 덜컥, 빠지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스스로 빠져나오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제가 그 수렁에서 나오기까지, 저를 건지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것을 희생하기를 아끼지 않았던 가족이 있었습니다. 회심한 후에도 제가 상처들을 치유하고 신앙을 제대로 회복하기까지 가족들은 계속해서 저의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펜션에서 저를 끌어안고 우셨던 부모님과, 제 손을 잡고 기도하던 동생을 기억합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매일같은 성경공부와 비유풀이와 냉철하고 이성적인 이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갈라져터진 손바닥과 투박한 눈물 안에서, 찬송가를 600장까지 불러 쉬어갈라지는 목소리 안에서, 아들을 교육하는 간사님 옆에 앉아 새벽을 새는 간절한 눈빛 안에서 발견하게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감정으로 저를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이제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중입니다. 환자는 너무나도 많은데, 계속해서 늘어만 가는데, 의사가 부족한 현실이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경험했기 때문에, 신천지 안에 남겨진 동기들의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건 너무나도 불쌍한 삶입니다. 삶도, 영혼도 잃어버리게 되는 삶입니다. 저 혼자 자유를 누리고, 저 혼자 잘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매일같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구원의 감격으로 살 수 있게 되었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전도실적을 채우기 위해 김밥으로 끼니를 떼워가며 전도하고 있을 신천지청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이제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제 멋대로 판단하고 제 멋대로 인생을 계획하는 생각은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제 삶을 주관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드리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국교회를 위해, 신천지에 빠진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매일 싸우고 기도하는 제가 될 생각입니다. 긴 싸움에 하나님께서 함께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모든 영광을 저를 구원하신 예수님께 높여드립니다. 긴 시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