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6일 화요일 오후1시 58분
며칠 동안 엉망이 되어 버렸다. 요즘은 설거지를 하다가, 청소를 하다가, 걷다가…. 자꾸만 눈물이 흐른다. 입술을 깨물고 정신 차려야 한다고,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고, 애를 쓰고 있건만 지금은 그저 어디로든 조용한 곳으로 사라지듯이 없어져버렸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아마 3월 12일 화요일이었을 것이다.
부장님께 “교육부 총무에서 내려갔으면 한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 물론 절대로 안 된다는 말씀을 하셨고 혹 특전대나 다른 사명을 하고 싶은 거라면 몰라도 돈을 벌기 위해서 사명을 그만 둔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 날 후에 나 또한 더는 사명에서 물러가겠다는 말을 할 수 없어 그저 조용히 지내려 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담임강사님께서 진바신의 중요성을 언급하시면서 “성도들에게 교안을 내려줘야 한다. 총회장님의 말씀을 녹취하고 예배 때도 바로 스피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하시면서 그 일을 출판부 쪽에 맡기실 때 나는 너무나 괴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미 나의 마음은 신천지에 대한 신념이 무너졌고 ‘신천지가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라는 것에 마음이 기울여진 상황에서 총회장님의 말씀을, 진바신을, 교안으로 작성하고 성도님들께 보급하고, 내려준다는 것은…. 그 행위는 너무나 위선적인 행동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으며 내 양심이 견딜 수가 없는 일이었다.
아마도 지난주쯤 되서야 담임강사님께서도 내 신앙의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신 듯 하셨고 일을 맡기면 좀 회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모습이셨다.
교육부 사무실에 찾아와서 최근에 총회장님께서 진바신을 더욱 강조하고 계신다. 정통부나 문화부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출판부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니냐, 총회에서도 총회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출판부가 정리하고 정통부에 주는 것이니 교안 작성을 출판부 쪽에서 해보고 사명자들 스피치 할 때나 성도들에게도 내려 줄 수 있도록 해 봐라. 교육부는 업무도 많고 출판부에서 담당했으면 한다고…. 몇 차례 말씀하셨을 때 나는 정말 그 자리에서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어떻게 그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내가 어떻게 그 일을 할 수 있는가 말이다.
21일 목요일, 22일 금요일 새벽 중진회의를 나가지 않았다. 혹 깨어 있어도 나갈 수가 없었다. 나를 보시면 그 교안 이야기를 하실 것이다. 지난 월요일, 화요일 중진회의 때도 그 이야기를 계속 언급하셨다.
17일부터 전화요금을 내지 못해 핸드폰이 끊긴 것을 핑계 삼아 연락을 드리지 않고 있었는데 22일 금요일이 되서 결국 담임강사님께서 먼저 마플을 주셨다. 총회장님 말씀에 대한 교안을 왜 안 주느냐는….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제가 못할 것 같습니다”라고 답을 드렸다. 담임강사님께서는 철야 전 10시에 목양실로 와 보라고 하셨다.
22일 금요일 저녁10시. 목양실에서 담임강사님과 대화를 나눴다. 대화 시간은 고작…. 5분 정도 되었을까? 아니, 5분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강사님께서는 책상 의자에 앉아서 다시금 출판부에 왜 그 일을 맡기려 하시는지 설명을 하셨고, 왜 못하겠다고 하는지 물어보셨다. 나는 “다른 사람이 더 잘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강사님께서는 아마 나의 태도가 답답하셨을 것이다. 속이 터지도록 답답하셨을 것이다. 무슨 어려운 일도 아니고, 생각해서 일을 맡겨주려고 하는데 싫다고 하고, 사명하는데 무슨 어려운 일이 있느냐 물어도 “없다”고 짧게만 말하며 입을 앙다문 내 모습이 아마 너무 너무 답답하셨을 것이다.
그래서 그날 금요철야 시간에는 3차 신앙점검 시험문제를 풀이해주시면서 여러 가지 나에 대한 말씀들을 해 주셨다. 나에 대한 이름만 언급이 안 되어 있달 뿐, 그것은 모두 나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5분간 짧게 이야기를 나눴을 때 나에게 해주셨던 말씀들이었다.
“방금 전에도 상담을 하고 왔는데…. 오래되고 사명도 했던 사람인데…. 내가 답답한 일이 있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으로 신앙을 해서는 안 된다. 환경도 어렵고 서운한 마음도 들고 할 때 사단이 틈을 타고 들어오는 것이다. 선생님의 성격으로 창조가 되어야 한다. 자기의 성격도 바꿔야 한다….” 나는 담임강사님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어떤 심정이실지도 알겠으나 너무 속상했다.
교육부 사무실로 내려가 가방을 챙기고는 뒷문을 통해서 바로 집으로 향했다. 23일 하루 온 종일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 모든 연락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내가 예전처럼 그냥 넘어가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시키는 대로만 했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정말이지 그럴 수가 없었다. 지금의 나는 진바신이든 총회장님의 말씀이든 그것에 대해 가르치는 행동에 대해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나는 다음 주일날까지도 모든 연락을 두절하고 00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출처] 교회와 신앙
http://www.ame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