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선악과’를 아시는가? 바로 인터넷이다. 신천지(교주 이만희)가 그렇게 가르친다. 신도들의 눈·귀를 열어 놨다간 망하게 생겼으니, “인터넷은 선악과다. 먹으면 죽는다”고 사기를 치는 것이다.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한 오늘날의 선악과는 다름 아닌 신천지대책전국연합(신대연, 대표 신현욱)의 인터넷 카페 ‘바로알자사이비신천지’(www.antiscj.net). 이 카페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전쟁을 치른다. 신천지의 요청으로 이루어지는 각종 ‘게시중지’와의 싸움이다. 선악과의 효과가 얼마나 즉각적이면 이렇게 실시간으로 게시중지 요청을 하고 있는 걸까? 그에 대한 소개를 하려고 한다. 선악과의 효과 말이다. 신천지 공주교회 전도사였던 나귀향 씨(가명)의 ‘신천지 탈퇴과정’을 앞으로 10여 차례에 거쳐 소개한다. 나 씨는 신천지에 미혹된 지 11년(2013년) 만에 선악과를 먹고 그 효과를 체험한 산 증인이다. 이 글이 각종 의혹을 애써 외면하며 맹종하고 있는 수많은 신천지 신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편집자주> |
나귀향(가명) / 전 신천지공주교회 전도사
시작하는 글
이 글이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내가 아닌 누군가가 읽고 있는 중이라면 그때 나는 어떤 상황일까? 개, 돼지의 실체가 되어 있을까?
아니면 더 심하게는 적그리스도의 실체가 되어서 만나서도 연락을 해서도 안 되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아니면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신천지를 떠난 상태일까?
아직 나는 어느 것도 결정하지를 못하고 있고, 다만 아직까지도 혼란스럽고 두려울 뿐이다. 모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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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지 공주교회 |
2월 2일 토요일~ 2월 3일 일요일
1박 2일의 사명자 워크숍까지는 아직 비방 자료들에 대한 내용을 나의 일기장에서 살펴볼 수 없었다. 아마 그 이후였을 것이다.
‘선악과의 실체’라고 배우고 또한 가르쳤던 인터넷의 내용들을 살펴보게 된 것은…. 왜 그랬을까? 이미 몇 년 동안 나는 너무 많이 지치고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일 년 간의 센터생활이었을 것이다.
2011년 6월. 00살에 처음 시작하게 된 센터 전도사 생활. 왜 나를 센터 사역자로 넣으셨는지 충분히 알고 있으며 너무나 떨리고 감사했고 잘 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교회 사명자로서는 교육부장까지 했던 사람이었지만 센터생활에 대해서는 초짜였고, 나는 너무 많은 업무와 스케쥴, 종강율, 전도율, 숫자들에 숨이 막혔고 체력적으로도 지칠 수밖에 없었다.
1년간의 센터생활이 너무나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 다시 교육부로 복귀했을 때 나는 00의 임신으로 인해 교육부의 총무자리를 맡게 되었다. 그때 담임강사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00가 임신 중이라 일하기 어려우니 맡아서 잘하고, 교육부장도 해 봤으니까. 그리고 00가 애 낳고 한 6개월 지나면 너는 출판부장이라는 직책이 있으니까….”
서운하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단지 지금의 나의 결정에 대해 그렇게 치부해 버리거나 몰아가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2월의 어느 날 인터넷의 비방 자료들을 보게 되었다.
왜 인터넷의 내용을 선악과라고 하며 절대 보지 못하게 하였는지 너무나 크게 절감했다. 이제까지 내가 교육받은 것도, 교육을 시킬 때도, “인터넷에는 온갖 인신공격성 내용뿐이라고 우리 쪽에서 무슨 꿀리는 것이 있어서 보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만 들어왔었다.
그런데 그렇게 선악과라고 했던 인터넷의 내용들이 모두 신천지의 서적과 자료들을 통한 객관적인 자료들임을 알고 나는 너무나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신천지에 온지 11년 차. 내가 입교하기 전에 신천지에서 발간된 책자들부터 시작해서 이제까지 교리들이 어떻게 변해왔으며, 내가 알지 못했던 신천지 내부의 이야기들. 무엇보다 “배도 → 멸망 → 구원”의 사건에 대한 실상이 거짓이었음을 알았을 때 나는 그야말로 기절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내용들은 집어치워두고, 다른 내용들 여러 가지 사건사고, 그런 것들이야 저리 집어치워버리고, 무엇보다 멸망자에 대해,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을 과거에는 ‘이초주’라고도 하고 ‘오평호’ 라고도 했다는 것. 땅의 짐승에 대해서도 과거에는 이렇게 말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때마다 다르게 말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이게 뭐지? 싶었다. 이긴자 아닌가? 우리가 늘 들어왔듯이 배도와 멸망의 사건의 현장에서 모든 것을 다 보고 듣고 싸워서 이기신 분 아닌가?
그러면 당연히 배도자와 멸망자에 대해서 모를 리가 없는데 어떻게 멸망자에 대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증거 하는 바가 다를 수가 있는 것인가? 그리고 <청지기 교육원>의 7목자는 장막성전에 들어 온 일도 없고, 실상교육에서 7목자라고 가르쳤던 목사 중에는 전혀 청지기 교육원과 연관이 없는 사람도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나는 2월 한 달가량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판단을 내리고 결정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첫째는 두려웠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될까봐. 바다로 돌아가는 못된 물고기, 믿지 못해서 거룩한 성 밖에 있는 자, 후에 성 밖에서 슬피 울며 이를 간다는 사람이 될까봐…. 어떤 판단이든 쉽지가 않았다.
“만약 신천지가 맞는데 내가 지금 선악과를 먹고 판단을 잘못하는 것이라면 나는 땅을 치고 후회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는 두려움. 그 두려움에 2월 한 달을, 아니 3월 중반이 넘어가는 지금까지도 나는 혼란스러움과 두려움에 잠들지 못하는 매일 밤을 보내고 있다.
그러니 다시 한 번 부탁한다. 누구라도…. 이 글을 읽는 누구라도…. 내가 서운한 마음에 섭섭한 귀신이 들어가서 현재의 결정을 했다고 간단하게 말하지 말아 달라. 그런 서운함이, 천국에서 쫓겨나고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계기가 되는 것은 결단코 아니다. 그런 나약한 신념이었다면 11년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신천지가 너무 자랑스러웠고, 나를 이곳에 불러주셨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했고, 육적인 가족보다도 이곳의 사람들이 더 친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살아왔던 사람이다.
두려움 가운데 한 가지 큰 이유는, 만약이라도 내가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나는 철저하게 혼자가 된다는 점이었다. 나의 20대가 오롯이 신천지에 남아있다. 내가 사랑하는 친구, 언니, 동생들이 있는 신천지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이 단지 서운함, 섭섭한 귀신, 그런 것으로만 돌리지 말아달라고 간곡하게 말하고 싶다.
다시 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신천지가 아니라면? 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야말로 우스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20대의 청춘을 모두 모두 쏟아 부은 곳이니…. 무엇보다 “꿈”이 없게 살아갔다. 내가 신천지를 알지 못했다면, 그런 나는 00세가 된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지금 서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대학시절을 보내고 어떻게 나이가 들어갔을 것이며, 00세가 되었을 또 다른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을까?
그 생각에 자꾸만 가슴이 무너지고 눈물이 난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앞으로도 기록해보고자 한다. 내가 떠난 후에라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이러한 일들이 있었음을 사실적으로 알 수 있게….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단 한번만이라도 확인을 해 봐 주었으면 한다.
나는 신천지에 대해 단 한 번도 검증을 해보지 않고 여기까지 온 나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는 중이다. 변명이지만…. 그때는 그랬으니까….
대학교 1학년, 심적으로 의지할 데 없었던 나는 동아리를 통해 전도가 되었고, 이단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지식이 없었으며, 가족보다 더 따뜻했던 사람들에게 의지했던 것.
복음방이나 센터중에서 말씀에 대한 깨달음이 없었음에도 나는 너무나 가족 같은 지체들과 함께 신천지 생활을 시작했었고, 11년간 신천지 생활 중, 인터넷의 정보들은 차단이 되어 있었으며, 많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이 말씀에 대해 확신을 키워왔었다고….
그러니 검증이나 확인이라는 단어는 꿈에도 생각을 못 했었다고…. 그러니 당신은 한번만이라도 확인을 해보시라고…. 그리고 나서 믿던 안 믿던 그것은 당신의 결정이니까…. (계속)
[출처] 교회와 신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