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수화 청년의 신천지생활 7년 (7) 2014년, 신천지는 오지 않고 교리..

 
7. 2014년, 신천지는 오지 않고 교리만 은근슬쩍
 
신천기 30년(2013년)의 표어는 ‘신천지 평화 광복 십사만 사천 완성의 해’였다. 2013년에는 144,000명이 다 채워지니까 이제 이 힘든 시기도 다 끝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4년이 되어도 달라지는 것이 전혀 없었다.
 
신천지에서는 분명히 144,000명이 완성되면 이 땅에 천국이 임한다고 가르쳤다. 그래서 30년이 끝나면 다음 31년은 안 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31년이 되어 또 새로운 표어가 나왔다. 게다가 표어는 더욱 더 기가 막혔다. ‘지파완성 흰무리 창조 종교 대통합 만국회의의 해’였다.
 
‘흰무리 창조?’ 144,000명이 다 차면 전 세계에서 알아서 몰려와 흰무리를 만든다는 글을 분명히 봤는데, 이젠 흰무리를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또 종교 대통합이라니? 우리나라 남북한 통일도 못 시키는 마당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종교들을 하나로 통합한다니? 만국회의는 또 뭔지?
 
‘답이 없다.’ 2014년의 나는 2013년보다 더욱 더 신천지에 대한 불신감이 강해졌다. 점차 예배에 갔다가 카드만 찍고 돌아오는 일이 많아졌다. 우습게도 그렇게 했는데 아무도 내가 예배를 안 드린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왜 그렇게 출석률을 따지는 것일까. 출석률 100%를 자랑스럽게 내보이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또 나의 불신감을 더욱 더 부채질 한 것이 있다. 바로 ‘헌금’이었다. 십일조, 건축헌금, 체육기금, 구역회비 등 기성 교회보다 돈을 쓸 일이 무척 많은 신천지다. 센터에 다닐 때에는 분명 신천지는 기성 교회처럼 헌금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오히려 기성교회가 헌금을 강요한다고 비판을 하였는데 지금 신천지는 기성교회보다 더 심했다.
 
회계담당이 한 달마다 일일이 헌금을 냈냐고 확인 문자를 보낸다. 내지 않으면 이번 주일 안에 꼭 내라고 독촉을 한다. 또 신천지는 ‘성전’은 바로 내 마음 속에 있다고 가르쳐준다. 하도 강조해서 저절로 마음 판에 새겨질 정도였다. 그 가르침과 너무나도 모순되는 성전건축헌금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난감했다. 말과 행동이 안 맞는 모습을 보이는 신천지였다.
 
더구나 올해에는 1인당 100만 원 이상 성전건축헌금을 거의 반강요로 작성하라고 했다. 그 돈으로 동생의 심리치료에 보태거나 빚을 갚으면 될 텐데 어머니께서는 오히려 100만 원이 아니라 300만 원, 500만 원 더 내고 싶다고 하셨다. 나와 아버지는 부담이 된다고 애써 1인 당 100만 원으로 줄여서 총 300만 원을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100만 원도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데 어머니는 우리 두 사람을 한심하게만 보셨다.
 
어머니께서 “하나님께 헌금을 많이 하면 우리에게 2배로 돌려주셔. 저번에 헌금 500만 원을 했더니 네 아버지가 사고를 당해서 합의금으로 천만 원을 받았잖아. 그것도 다 하나님이 해 주신 거야.”라고 하셨을 때 나는 그 말에서 ‘광기’를 보았다. 왜 아버지가 사고를 당한 일을 하나님께서 베푸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우연의 산물마저도 모조리 신천지 덕분이라고 생각하시는 어머니가 무섭게 느껴졌다.
 
이제 더 이상 신천지를 의심만 하며 그 마음을 숨기고 살기가 벅찼다.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다. 차라리 신천지가 진짜라면 좋겠지만 만약 가짜라면 두말없이 얼른 나와야 했다. 그런데 증거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몰랐다.
 
때마침 옛날에 본 신천지 광고에서 ‘우리 신천지를 나쁘게 말하는 안티 카페가 있는데 그 곳에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한 것이 떠올랐다. 뱀의 독이자 영혼이 죽어버린다는 위험한 선악과라고 했다. 그 곳은 가라지, 비진리, 욕설, 비방 등 온갖 부정적인 것들이 가득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런 말들이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뭐라고 검색하지? 안티 신천지? 안티 신천지 카페? 다 검색해 보자.’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후 검색해봤더니 이상하게 신천지 편을 드는 글들만 상위에 보였다. 하지만 예전에 마케팅 아르바이트를 해본 나는 상위에 뜬 글이라고 해서 좋은 정보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의 경우 편법을 써서 일부러 특정 글만 클릭을 많이 해 상단에 띄우는 방법이 있다.
 
직감적으로 나는 상위에 있는 글을 봐도 소용없겠다고 느꼈다. ‘더 보기’를 눌려서 하단에 있는 글을 살펴보다가 신천지를 비판하는 듯한 블로그를 발견했다. ‘선물’님의 블로그와 ‘회복’님의 블로그였다. 읽어보면서 7년 동안 신천지에 있었던 나조차 전혀 몰랐던 수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특히 이만희 교주가 법원에다 자신이 ‘영생’을 주장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는 정보가 충격적이었다.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만을 위해 일한다는 사람이 믿음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충격에서 간신히 헤어 나와 ‘카페’도 있을지 몰라서 카페홈에 들어가 ‘신천지’를 검색했다. ‘진짜 바로 알자 신천지’는 신천지 측 카페라 무시하고 아래를 찾아보니 ‘바로 알자 사이비 신천지’ 카페가 있었다. 클릭해보니 찾고 있던 안티 카페였다.
 
주위에 아무도 없나 괜히 고개를 들어 두리번거렸다. 왠지 나쁜 짓을 하는 것 같은 죄책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어차피 블로그 글도 다 봤다. 이미 신천지의 실체를 일부분 알아버렸다. 그러니 카페에 들어가서 남김없이 글을 다 봐줘야겠다는 각오로 가입 버튼을 눌렀다.   < 계속 >



[출처] 교회와 신앙
http://www.ame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