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구역장이 얼마나 힘들기래
7년 동안 다니면서 청년회 활동은 그렇게 열심히 하지도 않고 슬쩍 모임에 빠질 때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번한 구역개편 때문에 구역장이나 부구역장이 몇 번이나 바뀌는 것을 봐왔다. 왜 구역 개편을 자주 하는지는 모르겠다.
그 중 만난 구역장들 중에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 명은 연봉이 높은 회사에 다니는 구역장이었다. 24시간이라도 모자랄 만큼 바쁜 구역장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그 회사를 선뜻 그만두었다고 한다. 마치 그것이 자랑이라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간이 좀 지나서 다시 회사에 취업했다 싶었더니 또 다시 그만두었다고 한다. ‘아니, 그렇게 회사를 금방 그만두면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지? 헌금은 또 어떻게 하고??’라고 묻고 싶었으나 왠지 묻기가 어려웠다.
한동안 얼굴이 안 보인 적이 있었는데 천식에 걸려서 아팠다고 한다. 거기에 기침이 너무 심해서 갈비뼈에 금이 가 수술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안 그래도 너무 말라보여서 안쓰러웠는데, 직접 보니 더욱 더 마르고 아파보이는 모습이었다. 왜 천식에 걸렸는지, 왜 갈비뼈에 금이 갈 정도로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를 안 받았는지 이 역시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다.
또 한 명은 대학생이면서 나보다 두 살 정도 어린 구역장이었다. 평일에 시간 날 때마다 밖에서 만나 편하게 필담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구역장이 갑자기 굉장히 힘들다고 말했다. ‘나한테 구역장 역할은 좀 벅찬 것 같아요’라고 말이다. 알고 보니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금방 구역장 역할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보통 구역장이면 신천지를 오래 다닌 사람만 맡는 걸로 생각했기에 그것이 참 이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구역장 역할이 얼마나 힘든지를 어머니를 통해서 알았기에 ‘아무도 구역장을 하고 싶지 않아서 막 들어온 애한테 맡겼나 보구나.’ 생각했다. 참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계속 >
[출처] 교회와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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