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탈퇴자 수기 (2/3) - 깊어진 갈등

<편집자 주>
신천지 탈퇴자 수기입니다. 지인의 거짓말에 속아 신천지에 들어간 과정, 남편과의 갈등과 회복 과정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세 편으로 나눠 연재합니다.
 
 
그때부터 우리의 전쟁은 시작되었습니다. 믿음이 전부였던 우리 부부에게 불신이 생겼습니다.
 
남편은 어떤 말도 믿지 않았습니다. 남편의 행동에 저 또한 너무나 놀라 신천지에서 말했던 사단, 마귀가 남편에게 들어간 것 같았습니다.
 
남편이 제게 폭행은 하지 않았지만 그럴 것 같은 불안함과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심한 사람은 아내를 죽이기까지 한다던데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 어쩌면 남편을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이 아닌 사단으로 보였습니다. 이 싸움에서 내가 진다면 사단에게 남편을 빼앗길 것만 같았습니다. 수 만 가지의 생각들이 머릿속에 뒤엉켜서 어떤 판단도 어떤 이성적인 생각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친정형제들이 몰려오고 시동생, 경찰들도 왔습니다. 하지만 신천지를 빼면 남편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치열하게 싸우고도 뒤돌아서면 미웠던 마음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우린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서로에 대한 간절한 마음은 똑같았습니다. 우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 위를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남편의 의심이 점점 심해질수록 전 더욱더 집안일을 열심히 했고 아이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도 저를 믿지 못하고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작은아들은 어리광도 많고 스킨쉽도 잘하는 아이였는데 저를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저를 감시하고 손길을 거부했습니다.
 
그때의 슬픔과 배신감, 공허함이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난 집안일에도 가족들에게도 남편과 각서까지 쓰면서 약속했던 수요일과 주일예배만 참석하겠다는 말도 어긴 적이 없고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데’, ‘우리나라에는 종교에 자유가 있는데 왜 다들 이렇게까지 반대를 할까?’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남편도 아이들도 형제들도 모두가 제 편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천국은 고통도, 애통하는 것도, 곡하는 것도, 아픔도 없다 하셨는데 저는 너무 아파요. 너무 힘들어요. 이건 말이 안 되잖아요.” 울부짖으며 하나님도 원망해보고 절 포교했던 동생들도 너무 밉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제가 포기하면 우리 가족에게 나쁜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큰아들은 저를 닮아서 성격이 예민합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탈모가 생기고 잦은 복통으로 조퇴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사춘기에도 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아빠와 함께 외출할 때도 저 혼자 집에 남게 되면    제가 나쁜 생각이라도 할까 봐 그랬던지 제 곁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아들은 제게 다가와 조용히 눈물을 닦아주며 엄마 거기가 그렇게 좋아? 그래도 아빠가 싫어하니까 안 가면 안 될까? 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불편한 마음으로 다니고 있던 저에게 또 다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남편이 과천 성전앞에서 시위한다는 소식이었죠. 너무 놀랐습니다. 이 사람이 이젠 별걸 다 하는구나.
 
섭외부에서 피드백이 들어왔습니다. 성령 훼방죄다.성령훼방죄에 걸리면 영원히 구원받을 수 없다. 당장에라도 남편의 목숨을 거둬갈 수도 있다. 저에게는 너무나 무서운 말들이었습니다. ‘내가 한 사람 인생을 망치고 있는 건 아닌가!’ 남편과 너무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이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남편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협박도 해보고 부탁도 해봤지만, 남편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남편은 “난 너랑 싸우는 게 아니다 신천지와 싸우고 있는 거다” 라며 “네가 나온다 해도 나는 신천지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웃지 못할 일이지만 만국회의 때 저는 안에서 봉사하고 남편은 밖에서 시위하고 있었습니다(계속)
 
신천지 탈퇴자 [email protected]
 
[출처] 월간현대종교
 
http://m.hdjk.co.kr/news/articleView.html?idxno=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