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탈퇴자 수기 (1/3)- 거짓말에 속아 가게 된 신천지

<편집자 주>
신천지 탈퇴자 수기입니다. 지인의 거짓말에 속아 신천지에 들어간 과정, 남편과의 갈등과 회복 과정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세 편으로 나눠 연재합니다.

 
작년 7월쯤인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동생의 SNS에 댓글을 단 것이 제 인생에 그렇게 큰 파장이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동생들 둘이 집에 놀러 오겠다는 연락이 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 동생이 말했습니다. “언니, ‘아트 앤 힐링’ 이라는 강좌가 있는데 다도 체험도 있고 여러 가지 다양하게 하는 것 같은데 한번 가 볼래?” 옆에 있는 친구에게도 마치 처음 얘기한다는 듯이 “너도 가볼래?”라고 물었습니다. 그 동생은 별로 가고 싶지 않지만 제가 간다면 가보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동생들의 대화는 이미 계획된 것이었습니다.
 
딱히 가고 싶진 않았지만,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던 제게 찾아온 동생들이었습니다. 수년 전 병원으로부터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약을 의존하며 살았습니다. 매일 밤 불안이 찾아오면 나도 모르게 성경책을 끌어안았습니다. 어느 순간 하나님을 잘 알지도 못하고 기도도 할 줄 모르는 제가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찾아온 동생들과의 대화 속에서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생은 친절했습니다. 본인이 승용차로 매일 같이 저를 데리러 왔었습니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동생은 본인도 우울증으로 힘겨운 시절이 있었는데 도움받았던 선교사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동생은 그 선교사와 성경공부를 하고 지금은 건강한 몸을 되찾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붙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약을 먹는 건 죽기보다 싫었거든요. 소개받은 선교사는 성경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선교사는 집에도 찾아와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아트 앤 힐링’이란 주제의 강좌를 두 달간 들었습니다. 이후 100회짜리 성경공부가 있다고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습니다. 그곳이 신천지 센터였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하는 성경공부라 낯설기만 했지만,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느덧 우울증이란 놈도 잊고 살았습니다. 이 또한 너무 감사했고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돌아가신 엄마 아빠가 저를 이끄신다 생각했습니다. 한번은 분명히 잠든 것이 아니었는데 엄마가 저에게 핸드폰을 주시면서 핸드폰안에 모든 게 다 있다 찾아보라고 하셨습니다. 벌떡 일어나 핸드폰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메모지에 ‘그가 그 피조물 중에 우리로 한 첫 열매가 되게 하시려고 자기의 뜻을 따라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셨느니라’(약1:18절)는 성경구절을 메모해 둔 게 보였습니다. 저는 너무나 놀랐습니다. 수도 없이 꿈을 꿨습니다. 다음날 수업에 전날 꾼 꿈대로 내용이 나왔습니다. 이게뭐지? 저는 무언가에 이끌리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부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같이 다니던 동생들은 제 잎사귀(편집자 주: 포교자를 교육하고 관리하는 신천지 신도)였습니다. 한 명이 꿈 해석을 해주는데 너무 신기하게 잘 맞춘다 생각했습니다. 매일같이 꿈 해석을 듣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언니같이 꿈 많이 꾸는 사람은 처음 본다”, “하나님이 언니를 정말 사랑하신다”, “정말 특별한 사람인가 보다 선택받은 사람이다. 언니 덕분에 우리도 많은 경험을 한다”, “언니를 보니 여기가 정말 진짜라는 생각이 든다” 등등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제가 특별한 사람이라도 된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정말 하나님을 만났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집을 이사해 혼자 버스를 타고 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혼자 버스를 타고 어딜 다녀보지 않은 저에겐 이 또한 연단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다녔습니다. 추위를 엄청나게 타는 제가 추운 줄도 모르고 아이들 학교 보내면서 같이 나와 조금이라도 일찍 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성경공부도 물론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생소하고 어려웠습니다. 무조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외웠습니다. 시험을 봐야 되니 말이죠.
 
예쁜꽃도 사다가 단상에 꽂아 놓고 맥반석 계란도 구워가서 나눠 먹었습니다.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저는 이 행복을 남편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가 중등교육을 받고 있을 때쯤이었습니다. 집도 이사했으니 남편을 가정예배를 가장한 복음방 교육으로 인도하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집에서 일주일에 한 번 동생들과 복음방을 시작했습니다. 이상하게도 남편은 집중을 못 하고 계속 산만하게 굴었습니다. 작은아들까지도 자꾸 아빠에게 붙어 방해했습니다. 동생들은 사단이 방해하는 것이라며 한 동생은 작은아들 공부를 가르쳐 준다고 맡고 남편을 위해서는 동생 남편까지 동원되었습니다. 조금씩 남편도 마음을 여는듯했습니다. 그렇게 두 달 넘게 공부를 하고 무리하게 센터에 넣을 욕심으로 진도를 급하게 나가고 있는데 “약속에 목자가 나타났다”는 말에 남편이 의심이 폭발했습니다. 남편은 인터넷을 통해 제가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계속)
 
신천지 탈퇴자 [email protected]
 
[출처] 월간현대종교
http://m.hdjk.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