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교회 |
사랑하는교회(담임 변승우) 화요낮 치유집회에 다녀왔다. 사랑하는교회는 신사도운동의 영향을 받아 직통계시를 주장하며, 잘못된 구원관과 계시관으로 인해 국내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사사모)’을 통해 예언과 치유 사역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모임은 매주 화요일 1회, 토요일 3회 총 네 차례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한기총과 밀당, 누워서 침 뱉는 사랑하는교회
![]() ▲사랑하는교회 소식지 |
사랑하는교회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 소속임을 강조하는 배너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공간의 테이블 위에는 한기총을 강하게 비난하는 전단이 놓여 있었다. 사랑하는교회가 한기총을 두고 양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사랑하는교회는 2019년 한기총 소속이 됐다. 당시 전광훈 체제의 한기총이 변승우를 “이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리며 한기총 가입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기총은 소속된 주요 교단들이 탈퇴하고 이단 시비에 놓인 여러 단체를 포섭하는 등 교계에서 대표성과 공신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사랑하는교회는 한기총의 결정을 근거로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이를 교회 홍보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2023년, 사랑하는교회는 돌연 태도를 바꿔 한기총을 정면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변승우는 보도자료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기총 사무총장 및 대표회장과의 통화 및 대화 녹취록과 녹음 파일을 공개하며 “한기총 회장과 사무총장이 이대위에 회부한 후 깨끗이 해결해 주겠다며 돈을 요구했다” 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폭로가 한기총의 공신력을 더욱 떨어뜨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2019년 사랑하는교회를 한기총에 가입시킨 결정 역시 불건전한 거래 속에서 이루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사랑하는교회가 한기총 가입 승인 결정을 여전히 홍보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한기총이 인정한 건전한 교회”라고 주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한기총은 신뢰할 수 없는 단체”라며 비난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기총의 위명을 이용하고 싶지만, 동시에 그들의 요구에는 응할 수 없기에 ‘누워서 침 뱉기’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적’과 ‘과학’ 사이, 이율배반적 설교
집회 참여를 위해 ‘다윗의 장막’ 예배당에 입장했다. 예배당 입구에는 데스크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숫자가 적혀 있는 라벨들이 놓여 있었다. 치유를 원하는 참석자들은 라벨에 자신의 병명이나 아픈 곳을 적어 왼팔에 부착하도록 안내받았다.
![]() ▲설교하는 정○○ 목사(출처: 유튜브 채널<사랑하는교회 TV>) |
이날 설교는 정○○ 목사(대전사랑하는교회 유초등부 담당)가 맡았다. 그는 설교 중에 사사모 모임을 통해 자신의 질병이 치료되었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1년 전 ‘미주신경성 실신’을 앓았으며, 이 때문에 극심한 두통, 불면증, 공황장애 등에 시달리며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다고 전했다. 병원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었고 1년간 병세가 지속됐다. 그러던 중 사사모에 참여하게 됐고 단 삼일 만에 완치되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대전지교회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졌던 한 신도가 중보기도를 통해 회복되었다는 사례를 소개하며, “의사들도 이를 보고 놀라워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엘리자베스 타그(Elisabeth Targ) 박사의 기도 치료 연구를 인용하며, 중보기도가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음이 과학적으로 검증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설교와 간증은 모순된 논리를 내포하고 있다. 사랑하는교회의 ‘의학으로 해결할 수 없던 병이 치유되는 기적’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그 기적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과 의학의 권위를 빌리고 있었다. 이는 스스로의 논리를 부정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더욱이, 정 목사가 인용한 엘리자베스 타그 박사의 연구가 실제로 신뢰할 만한 학문적 검증을 거쳤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타그 박사는 정신과 의사로 감염 질환이나 신체 질환의 치료 효과를 연구하는 전문가가 아니며, 그녀의 연구는 무작위 대조 실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주요 의학 저널에 정식 게재되지 못한 점 등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의사들이 보고 놀랐다’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해당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소견, 객관적인 의학적 평가 등은 제시하지 않은 채 단순한 목격담처럼 서술되어 신도들에게 기적의 신뢰성을 부여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화요낮 치유 사역, 치유 사례 속출?
설교가 끝난 후에는 함께 중보 기도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통성으로 기도가 진행되는 동안, ‘치유 사역’이라는 명찰을 목에 건 신도들이 예배당 곳곳을 돌아다니며 라벨을 붙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안수 기도를 했다. 기자 역시 왼팔에 ‘위경련’이라고 적힌 라벨을 붙이고 있었기에, 약 10분 동안 9명의 신도에게 안수기도를 받을 수 있었다.
![]() ▲사랑하는교회 화요낮 치유사역 현장 |
본격적인 치유 사역이 시작되자 라벨을 붙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두 명의 신도가 붙어 3인 1조가 구성됐다. 각 조의 신도들은 치유 대상자들에게 반복적으로 치유 선포 기도를 외친 후, “움직여 보라”며 스트레칭이나 제자리걸음을 시켰다. “아픈 곳이 조금 나아진 것 같으냐”는 질문을 건내기도 했다. 예배당 곳곳에서는 치유 선포 기도가 울려 퍼졌고 뜀뛰기, 스트레칭, 제자리걸음, 심호흡 등의 기행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기자의 치유 사역을 담당한 신도는 반복적으로 스트레칭을 권하며 “주사를 맞으면 혈관을 타고 약이 몸에 돌 듯, 기름부으심이 몸에 흘러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역이 진행되던 중, 김옥경 목사(사랑하는교회 부담임)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김 목사는 기자에게 “이미 병이 나았다고 믿어라. 그러나 불화살 같은 공격이 더 심해질 테니 사사모에 계속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월 안에 위경련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간증을 해보라”고 권했다. 이날 치유 사역은 약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으며 당일 질병이 치유되었다고 주장하는 신도들의 간증이 발표되기도 했다.
사랑하는교회는 곳곳에서 모순된 모습을 보였다. 한기총을 비난하면서도 그들의 결정을 홍보에 활용했고, ‘기적’을 주장하면서도 기적을 입증하기 위해 신뢰할 수 없는 과학적 연구를 끌어왔다. 치유 사역에서는 반복적인 동작을 수행하게 하며 검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치유를 시도했다.
신비주의를 강조하며 신사도운동의 영향을 받았다는 비판을 받는 사랑하는교회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이날 집회에서 ‘방광염’, ‘대인기피증’, ‘간암’ 등의 치유 사례가 간증으로 발표되었지만, 진위를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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