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내부에서 반복되는 재정비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금액은 100억 원대의 거액이라는 점, 그 주도자는 ‘고위 간부’이며 결말은 ‘제명’으로만 끝난다는 것이다. 결코 형사고소로 이어지진 않아왔다. 이 재정비리의 최정점엔 종교 사기극의 주인공 이만희 교주가 자리한다.
반복되는 100억원 대 비리… 김원국·고동안, 그리고 공통된 패턴
신천지측은 2025년 3월 25일 빌립지파 원주교회의 김원국 전 빌립지파장에 대한 제명통지서에서 “김원국은 자만한 행동으로 교회의 재정과 교회의 직책을 남발하여 피해가 크므로 제명처리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강원도와 충청북도 일부 지역을 관할하며 20여년 가까이를 지파장직을 유지했다. 그러나 내부 고발자와 탈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장기간에 걸쳐 100억 원대 재산을 축적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제명 처분이 내려졌고, 그에 대한 제명 광고는 3월 26일 수요집회 시간에 전격적으로 발표됐다.
불과 일년 전인 2024년 2월 26일에는 고동안 전 본부 총무 또한 건축 헌금 사기 및 공금 횡령 의혹으로 제명됐다. 그 역시 ‘100억 원대 자금’이 핵심이었다. “총회장님을 기쁘게 하자”는 말로 전국 78개 교회에서 1억원씩 모금했고, 명품 소비, 고급 차량, 가족 명의의 부동산 등 개인적 사치로 이어졌다는 내부 증언이 줄을 이었다.
이 둘 모두 신천지의 핵심 간부였고, 모두 ‘100억 원’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로 재정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개인 일탈로 보기 어려운 신천지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시사한다.
“원조는 따로 있다”… 이만희, 60억 횡령 유죄 확정
이들보다 먼저, 그리고 더 확실하게 법의 심판을 받은 인물이 있다. 바로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 총회장이다. 김원국 전지파장, 고동안 전총무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이만희 교주는 형사처벌 직접 받으시며 ‘구속사’(拘束史)를 썼다는 점이다. 여기서 구속사는 남의 죄를 대신 지시는 예수님과 같은 구속사(救贖史)가 아니라 자신의 범죄 행위 때문에 감옥에 갔던 자칭 재림주, 자칭 하나님들의 범죄의 역사를 의미한다. 이만희 총회장 외에 재림주라던 문선명, 박태선, 구인회, 이재록, 신옥주 등등 자칭 성령, 재림주들은 모두 예수님과는 다른 구속사를 썼다.
2020년,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인해 사회적 주목을 받은 신천지와 이만희 교주는 형법상 횡령죄로 기소되었고, 2023년 7월 13일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그는 공금을 개인 명의로 유용하는 등 총 6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이 자금이 종교적 목적이 아닌 개인적 용도로 사용됐음을 인정했고, 형사처벌을 내렸다. 즉, 신천지 내에서 재정비리가 반복되는 근원적 원형이 바로 교주 자신에게 있었다는 사실이 사법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신도들의 피와 땀, 피해자의 눈물, 그 순간 누군가는 배를 불렸다
‘100억 원’이라는 숫자는 신천지 신도들에게 단순한 금전적 단위가 아니다. 그것은 직장을 포기하고 포섭 활동에 전념한 청년들의 시간, 가난 속에서도 “총회장님을 기쁘게 하자”는 말에 현금을 내놓은 신도들의 생활비, 가족과 갈등하며 신천지 신앙에 모든 것을 바친 이들의 피와 땀, 그리고 피해자들의 눈물이 범벅이 된 피같은 돈이다.
그러나 그 돈은 신천지 역사 완성이 아니라 교주의 호의호식, 간부들의 명품과 외제차, 이만희 교주 측근의 사업 자금, 개인 재산 축적 등 역사완성과는 아무 관계 없는 곳으로 흘러갔다. 이는 신천지의 재정 비리가 내부 비리나 인사문제가 아니다. ‘종교’라는 이름을 앞세운 구조적 사기이자 집단적 약탈에 가깝다.
누가 책임을 지는가? 그리고 누가 침묵하는가?
신천지 본부는 문제 발생 시마다 ‘개인 일탈’로 사건을 축소한다. 그러나 이만희 교주 본인의 횡령이 확정 판결됐고, 측근 간부들이 줄줄이 ‘100억’ 단위의 비리를 저지른 지금, 이것은 개인일탈이 아닌 신천지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는 편이 더 현실적이다. 더 심각한 것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신천지 다른 지파장들은 이런 재정비리에서 자유로운가라는 점이다. 공의공도 진리의 성읍 아름다운 신천지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신뢰를 담보할 수 없는, 공허한 캐치프레이즈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제명’이 아니라 책임자에 대한 형사고발과 민사 손해배상 청구다. 그리고 그 책임자는 단지 전 지파장이나 전 총무만이 아니다. 이미 60억 횡령으로 유죄 확정을 받은 이만희 교주야말로 구조적 사기의 진원지다. 진정으로 신천지를 사랑한다면, 신도들은 이제 교주에게도 책임을 묻는 용기를 내야 할 때다. 교리를 따르기 이전에, 상식과 양심의 기준에서 판단해야 한다. 이만희가 떠나야, 신천지에 비로소 공의가 시작된다.
한편 신천지에서 재정비리로 제명이 됐다하면 1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 된 이유에 대해 신천지의 탈퇴자 이재원 전 지파장은 ‘신천지 조직의 거대화’, ‘신도들의 맹목적 헌신’, ‘형사처벌되지 않는 재정비리’를 지목했다. 먼저 신천지 조직의 거대화다. 한 지파당 1만 2천여명 이상되는 규모로 성장하며 헌금 규모도 자연스레 커지게 됐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신도들의 맹목적 헌신이다. 이재원 전 지파장은 그 핵심을 “역사 완성이라는 프레임”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신천지 내부에서는 지금이 종말 직전이며, 하나님께서 이 조직을 통해 ‘새하늘새땅’을 완성하고 있다고 가르친다. 다시 말해, 자신들이 ‘하나님의 역사 완성’의 주인공이며, 지금의 사명은 마지막 시대의 결정적 과업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성도들이 ‘역사 완성이 얼마 안 남았다’고 믿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던지는 겁니다. 돈이 아깝지 않다는 거죠.” 그리고 이런 심리는 결국 지파장의 재정비리나 본부 간부의 명품 소비가 드러나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사역을 방해하는 사탄의 역사’라고 낙인찍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형사처벌되지 않는 재정비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김원국 전 지파장은 제명 통보를 받았지만, 재산 축적 경위나 피해 금액에 대해 어떤 공식 발표와 문제제기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동안 총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신천지 측은 내부 문건에서조차 그를 ‘사기’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지만, 총회가 나서서 법적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100억원대 재정비리를 저질러도 전혀 법적 책임을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 그것이 신천지 핵심 간부들의 도덕성 해이를 불러오는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