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 관세전쟁의 잠시 쉬어가는 타임입니다. 한숨 돌리게 된 건 정말 다행이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끼고 있는 듯 여전히 불안한데요.쏟아지는 뉴스는 잠시 접어두고, 대신 역사를 들여다보며 마음을 가라앉힐까 합니다. 관세가 어떻게 세계 경제를 망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약 100년 전 사례, 미국의 ‘스무트-홀리 관세법’이죠. 지금 상황과 겹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좀 소름 돋을 수 있음에 주의하세요. 역사가 알려주는 관세전쟁의 결말을 들여다보겠습니다. (큰 줄기는 미국 다트머스대 더글러스 어윈 교수의 책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스무트-홀리법과 대공황’을 참조했습니다.)세계 경제 핵폭탄 투하의 날. AP 뉴시스*이 기사는 4월 1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대선, 그리고 관세“그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경제적 어리석음이었다(incredible economic folly).”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섬너 슬리히터는 미국 관세정책을 이렇게 한탄했습니다. 지금이 아니라 무려 93년 전에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전까지 미국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무역정책으로 꼽혔던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두고 한 말인데요.미국 수입품의 약 3분의 1에 대한 평균 관세율을 59.1%까지, 무지막지하게 끌어올렸던 이 법(나머지는 면세. 전체 수입품 평균 관세는 20%로 높아짐).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그 시작은 1928년 대통령 선거였습니다. 광란의 1920년대(Roaring Twenties), 미국 경제는 대호황이었고요. 주식시장은 영원히 상승할 것만 같았습니다. 대공황 따윈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호시절이었죠.당시 세계 최강으로 올라선 미국 경제에도 그림자는 있었으니. 바로 농촌이었습니다. 자동차·재봉틀 같은 제조업이 성장할수록 농부들은 암울했습니다. 뒤처지고 잊혀진다는 느낌이었죠. 부유한 사업가 출신인 공화당 대선 후보 허버트 후버는 이들을 관세로 공략했습니다. “수입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높여, 농촌의 생활 수준을 높이겠다”고 약속한 거죠. 후버는 1928년 11월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됩니다.최악의 타이밍그럼, 관세를 어떻게 높일까. 1929년 초부터 의회가 토론을 시작합니다. 이 관세 위원회를 이끈 게 윌리스 홀리(오리건주 하원의원)와 리드 스무트(유타주 상원의원)였죠. 이 법이 ‘스무트-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 관세전쟁의 잠시 쉬어가는 타임입니다. 한숨 돌리게 된 건 정말 다행이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끼고 있는 듯 여전히 불안한데요.쏟아지는 뉴스는 잠시 접어두고, 대신 역사를 들여다보며 마음을 가라앉힐까 합니다. 관세가 어떻게 세계 경제를 망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약 100년 전 사례, 미국의 ‘스무트-홀리 관세법’이죠. 지금 상황과 겹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좀 소름 돋을 수 있음에 주의하세요. 역사가 알려주는 관세전쟁의 결말을 들여다보겠습니다. (큰 줄기는 미국 다트머스대 더글러스 어윈 교수의 책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스무트-홀리법과 대공황’을 참조했습니다.)세계 경제 핵폭탄 투하의 날. AP 뉴시스*이 기사는 4월 1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대선, 그리고 관세“그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경제적 어리석음이었다(incredible economic folly).”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섬너 슬리히터는 미국 관세정책을 이렇게 한탄했습니다. 지금이 아니라 무려 93년 전에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전까지 미국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무역정책으로 꼽혔던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두고 한 말인데요.미국 수입품의 약 3분의 1에 대한 평균 관세율을 59.1%까지, 무지막지하게 끌어올렸던 이 법(나머지는 면세. 전체 수입품 평균 관세는 20%로 높아짐).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그 시작은 1928년 대통령 선거였습니다. 광란의 1920년대(Roaring Twenties), 미국 경제는 대호황이었고요. 주식시장은 영원히 상승할 것만 같았습니다. 대공황 따윈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호시절이었죠.당시 세계 최강으로 올라선 미국 경제에도 그림자는 있었으니. 바로 농촌이었습니다. 자동차·재봉틀 같은 제조업이 성장할수록 농부들은 암울했습니다. 뒤처지고 잊혀진다는 느낌이었죠. 부유한 사업가 출신인 공화당 대선 후보 허버트 후버는 이들을 관세로 공략했습니다. “수입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높여, 농촌의 생활 수준을 높이겠다”고 약속한